故 박지아 님을 추모하며.
배우 박지아님이 2024년 9월 30일, 뇌경색으로 투병 끝에 향년 52세로 별세하셨습니다. 차이무 출신으로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다진 그녀는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의 어머니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배우 박지아님은 비언소, 해안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 다양한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며 연극과 영화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배우 박지아님을 추모하며, 그녀가 활동했던 극단 차이무를 소개합니다.
한국 현대 연극의 기둥, 극단 차이무의 창단 배경

이상우 연출가
한국 현대 연극의 중심이었던 연우무대 출신인 이상우 연출가는 1995년 7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연우무대에서 나와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던 그가 차이무를 창단하게 된 계기는 당시 가난에 허덕이던 배우 송강호, 유오성 등의 배우들이 그의 사무실에 모여 술을 마시며 지내던 상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상우는 “이러다 다 망가지겠다”는 생각에 “이 친구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자”는 결심으로 극단 차이무를 창단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차이무, 새로운 차원을 열다

차이무는 ‘차원이동무대선’의 줄임말로, 관객을 새로운 차원으로 안내해 세상을 다른 시각에서 보여주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 극단은 비언소, 늘근 도둑 이야기, 평화씨, 양덕원 이야기 등 사회적 이슈를 풍자와 유머로 풀어낸 작품들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1996년 이상우 감독이 대본을 쓰고 고(故) 박광정 배우가 연출한 비언소가 대학로 소극장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에는 당시 무명이었던 박원상, 송강호, 오지혜, 이대연, 최덕문 등이 참여했고, 석 달 동안 2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차이무는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극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송강호, 유오성 등 배우들의 성공을 이끈 차이무
차이무는 많은 배우들에게 연기력과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중요한 무대였습니다.
송강호, 유오성, 박원상, 문소리, 전혜진, 박지아 등은 차이무에서 연극을 통해 실력을 쌓고 성장했으며, 이후 영화와 방송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차이무는 연극계뿐만 아니라, 영화와 방송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들을 배출한 극단으로, 배우들에게는 기회를, 관객들에게는 깊이 있는 작품을 선사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극단 차이무, 2019년 해단
극단 차이무는 2019년에 해단하며 공식적인 활동을 종료했습니다. 2015년 20주년 기념 공연 이후 활동이 점차 줄어들었고, 2019년 초 뮤지컬 ‘달빛요정과 소녀’를 마지막으로 공연이 중단되었습니다.
창작 활동의 한계를 고려한 단원들의 투표로 해단이 결정되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해단 소식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차이무는 24년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극계에 큰 영향을 미친 극단으로, 해단 이후에도 그 역할이 회자되고 있습니다.